이 글은 제가 자주 가는 동호회의 한 회원분께서 올려주신 글입니다.
실제 이분은 가드너 증후군이라는 병마 때문에 부인과 사별하시고, 딸에게까지 그 병마가 유전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셨습니다.

자식 키우는 부모입장이라면 자식에 대한 걱정은 모두가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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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가장 기쁜 날이었습니다.
너무 기뻐 눈물이 흐르고, 잠 못 이루다가 밤늦게 미니홈피(http://www.cyworld.com/han)에 글을 남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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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난 오늘부터 편하게 잠들 것 같아.
이 사진처럼 웃고 있는 단우의 미소를 계속해서 지켜줄 수 있으니까...
그토록 기도해왔던 소원이 이루어졌거든.
단우가 태어나기 전부터,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가 결혼하기 전부터 당신과 함께 기도하던 기도제목이 응답받았어.

엄마의 병이 엄마 세대에서 끝이 나도록 해주십시오.
우리 가계에 더 이상의 저주가 흐르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단우가 자기에게도 발병될 이 병이 단우 평생의 멍에가 되어 살아가진 않을까 싶어 단우 이마에 손을 얹고 기도를 할 때면 항상 먼저 나왔던 그 기도가... 이젠 간구하는 기도가 아니라 감사의 기도로 바뀌었어.

서울대병원 유전자 암연구소에서 검사결과가 나왔어.
아니 검사결과는 나온지 오래됐을텐데 사실 내가 너무 두려워서 차마 그 결과를 알아보러 가질 못했어.
갔다가 쓰러지면 어떻하지? 이걸 나혼자만 비밀로 간직한 채로 살아야할텐데... 여러 생각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가 잊고 살까 하다가 그런다고 잊혀질 일이 아닌 것 같아서 물어봤어.

"박은주씨에게 보이던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단우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빠의 정상적인 유전자만 물려받았으므로 일반인과 같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회신이지만 믿어지지가 않더라...
혹시 다른 사람 샘플을 가지고 잘못 말한게 아닐까? 아니면 날 그냥 위로하려고 그러는게 아닐까 싶어서 몇 번 물어봤는데 정말이야.
꿈이 아니야...

얼마나 기뻤는지 전화를 받고 학교 복도에서 울었어. 기뻐서 이렇게 운게 아마 처음인가봐... (당신과 결혼할 때도 울진 않았는데...ㅎ)
막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소리를 지르고 싶고, 그냥 무릎꿇어 기도만 하고 싶었는데... 내 마음 당신도 알지? 알다 뿐이겠어?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텐데...

우리 연애할 때 당신의 병 진단을 받고 막연한 믿음으로 "우리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도 유전되지 않을꺼야,
유전되었다 하더라도 20년 넘어서 발병될테니 그 땐 획기적인 치료법이 존재할꺼야." 이렇게 믿으며 결혼하고 단우를 낳고 지내다가 막상 정말 가드너신드롬에 결국 무너지고만 당신이 자꾸 생각나서 솔직히 자신이 없었거든.

이 세상에서 가장 하기 싫은 상상이지만 혹시라도 단우에게 이 일이 생긴다면 내가 과연 그 때도 견뎌낼 수 있을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깨어 멀쩡히 자고 있는 애 부둥켜 안고 울었던 날이 하루이틀이 아닌데 그 눈물이... 그 기도가... 드디어 이루어졌어. 하루종일 UP된 날 보고 누가 묻더라. 로또 되었냐고...
로또1등 보다 더 귀한 내 딸의 생명을 얻었는데 로또1등이 당첨되었어도 이보다 기쁘진 못할꺼야. 당신이 여기에서 나와 함께 이 소식을 들었으면 내색 않던 당신 마음의 무거움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졌을텐데... 아마 이 기쁜 소식에 당신의 병이라도 나은 듯 훨훨 날아다녔을텐데...

이 소식을 듣고 어린이집에 단우 만나자마자 얘기를 해줬더니 뭐가 몬지 모르는 이 녀석은 "엄마 지금은 안 아파요?" 묻는다. ㅎㅎ
내가 엄마처럼 단우는 아프지 않아. 앞으로 그럴 일이 없어. 그랬거든...
오늘같은 날은 강도 당해도 실실 웃으며 돈 다 빼줄 것만 같고, 누가 내 차 박아도 그냥 가세요~ 하며 웃을 것만 같아.

만일 오늘 이 결과가 반대로 나왔다면 누군가 "지난 번에 단우 유전자 검사한다고 한 거 결과 나왔어요?"라고 물었을 때 "아직 결과 안 물어봤어요. 그냥 모르고 지내는게 나을 것 같아요"라고 애써 태연한 척 대답하며 살아야했겠지?
이젠 자기가 그토록 힘들었던 병명이 밝혀지는 것조차 단우에게 짐이 될까봐 쉬쉬했었는데 속시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어쩌면... 당신이 단우에게까지는 안 가도록 그 짐을 다 지었구나.
그러느라 그리 힘들었구나...



☞ 가드너증후군 [Gardner syndrome]

  • 요약: 대장 용종 외에도 골종양, 연부조직 종양 등이 발생하는 유전병.
  • 본문: 1951년 미국의 의사 E.J.가드너가 처음 보고하였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종양 억제역할을 하는 APC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며,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한다. 대장 전체에 나타나지만 특히 S상결장 및 직장에 걸쳐서 1㎝ 미만의 선종성 용종이 최소한 100개 이상 나타나는데, 대장 전체 점막을 다 덮을 정도로 많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골종양은 주로 머리·발·턱뼈에 나타나며, 연부조직 종양은 장 사이의 막 또는 복막 뒤쪽에 생긴다. 환자의 50% 정도는 위 또는 십이지장에도 이러한 용종이 나타난다. 이와 함께 점막표피유사낭종, 인대모양종양, 치아이상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이러한 용종은 20세 이전에 생기며 치료하지 않으면 진행하여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일반적으로 사춘기 이전에는 증세가 나타나지 않다가 20~30대 나이가 되면 설사를 하거나 대변에 피가 섞어서 나오기 시작한다. 이와 동반하여 빈혈을 일으키고, 대변에 점액이 섞여서 나올 수 있으며, 복통 또는 장폐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40대에는 대장암으로 진행한다. 그밖에 췌장암·갑상선암·뇌종양이 발생할 확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대장암이 발생하기 전에 수술을 통해 전체 대장을 절제한다. 이와 함께 경우에 따라서는 직장 전체를 절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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